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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최강' 덕수고, '원투 펀치' 빼고도 전주고 결승서 제압…대회 2연패 [신세계 이마트배]

덕수고가 고교야구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전주고를 8-5로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1985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39회) 이후 39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노린 전주고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이날 덕수고는 선발 매치업에서 열세였다. 8강 경동고전에서 김태형(104구) 4강 경남고전에서 정현우(82구) 카드를 모두 사용, 투수 보호 규정에 따라 '원투 펀치'를 결승전에 기용할 수 없었다. 이와 반대로 전주고는 에이스 정우주를 선발로 예고했다. 정우주는 고교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오른손 에이스로 최고 150㎞/h 이르는 빠른 공과 고속 슬라이더가 전매특허.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경기 전 "8강과 4강에서 고전했다"며 "정현우와 김태형을 결승전에 못 투입하게 돼 선수단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4회까지는 장군멍군이었다. 먼저 리드를 잡은 건 전주고였다. 1회 말 볼넷과 안타로 만든 1사 2·3루 찬스에서 서영준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덕수고는 2회 초 안타 1개와 사사구 2개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은 뒤 박한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격했다. 전주고는 2회 말 2사 2루에서 최윤석의 내야 땅볼을 덕수고 투수 이지승이 1루에 악송구한 틈을 타 3-1로 점수 차를 벌렸다. 덕수고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4회 초 1사 후 상대 연속 실책으로 주자가 걸어 나간 뒤 김태형의 좌전 안타와 상대 폭투로 3-3 동점을 만들었다.전주고는 4회 말 다시 앞섰다. 선두타자 김유빈의 중전 안타에 이어 김서준이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희생번트로 연결한 1사 3루에선 성민수의 2루수 희생플라이로 5-3까지 달아났다. 덕수고의 뒷심은 매서웠다. 5회 초 1사 2루에서 오시후의 투런 홈런으로 단숨에 동점. 7회 초 무사 2루에선 오시후가 다시 한번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번트와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3루에선 엄준상의 희생플라이로 7-5. 8회 초 2사 만루에서 상대 폭투로 쐐기점을 뽑았다. 마운드의 아쉬움을 타격으로 만회했다. 덕수고는 선발 유희동이 1회 말 두 타만 상대하고 강판당하는 악재를 버텼다. 두 번째 투수 이지승이 3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버텼고 그 사이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3번 박준순이 4타수 3안타 2득점, 4번 오시후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전주고는 정우주가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하며 부진, 경기 흐름이 꼬였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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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인터뷰] 한국야구 한계와 희망 모두 맛본 2023년, 김하성 "후배들 더 도전했으면"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한국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 기쁘다.”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한국야구부터 떠올렸다. 그는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MLB에 한국야구를 알리게 돼 기쁘다. 한국야구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묻어나는 소감이었다. 김하성은 연말 국내 시상식에서도 한국야구를 유독 많이 언급했다. “후배들이 MLB에 더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라면서 “한국에도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 무대에서 한국야구를 널리 알려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김하성이 한국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 까닭은 뭘까. 그는 “2023년은 정말 많은 것을 느꼈던 해였다”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세계 무대에 도전한 그는 한국야구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맛본 한 해였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한 한국 대표팀은 첫 경기 호주전 충격패(7-8)에 이어 일본전 대패(4-13)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반면 일본은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더니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미국마저 격파하며 우승했다. 일본의 WBC 우승은 김하성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김하성은 “(일본의 우승으로) 아시아 국가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다음에는 우리(한국)가 그 자리에 섰으면 좋겠다”라면서도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야구와) 차이를 확연히 느꼈다. 한국야구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일본의 간판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WBC 결승전을 앞두고 “오늘은 저들(미국 대표팀)을 동경하지 맙시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일본 선수들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무키 베츠(LA 다저스)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한 미국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싸웠다. 김하성은 그게 부러웠다. 이미 오타니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등 일본의 주축 선수들은 MLB 활동 경험이 많은 터라 결승전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빅리그에 많은 일본인 선수가 진출한 것도 부러웠다. 이에 김하성은 “어쩔 수 없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일본과 우리는 인프라부터 차이가 크게 난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한국엔 고교 야구팀이 53개(2023년 98개) 있었다. 하지만 일본 고교 야구팀은 3000개(2022년 일본고교야구연맹 기준 3857개)가 넘는다. 100개도 안 되는 팀에서 뽑는 선수들과 3000개가 넘는 팀에서 뽑는 선수들의 수준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라고 씁쓸해했다. 그럴수록 한국 선수들이 더 많이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김하성은 강조했다. 수준 높은 리그를 경험하면서 부딪쳐 봐야 성장한다는 것을 WBC를 통해 다시 한번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하성은 후배 선수들의 빅리그 도전을 독려하는 한편, 자신도 빅리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겠다고 결심했다. 한국 선수들도 꾸준히 MLB에 진출해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90년대 박찬호를 시작으로 2000년대 추신수, 류현진, 김하성,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 그 계보를 이어왔다. 이정후는 올겨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중 역대 최고 대우(6년 1억1300만 달러)를 받았다. 이정후가 ‘대박 계약’을 맺은 배경엔 김하성의 ‘선배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김하성은 수비력만 인정받은 게 아니다. 공격에서도 타율 0.260, 140안타, 17홈런, 38도루, 68타점, 80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공격 지표도 눈에 띈 덕분에 실버슬러거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김하성이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덕분에 이정후 등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갔다는 평가다. 김하성은 “내가 MLB에 안착할 수 있었던 건 박찬호 선배를 비롯해 추신수, 류현진 등 선배들이 길을 열어준 덕분이다. 나도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KBO리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후배들이 더 많이 (MLB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라며 재차 강조했다. 성공적인 2023년을 보낸 김하성은 아직 배고프다. 2024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에 새해 각오도 남다르다. “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선수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그는 “올해보다 한 단계 성장한 시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계획이다. 우리 팀(샌디에이고)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11월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체력을 더 키워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3.12.3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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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 바꾼 KBO, 장현석의 '행복한 고민'

지난해 2월 구성된 한국야구위원회(KBO)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기술위원회는 최종 엔트리(24명) 구성 원칙이 하나 있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요청대로 아마추어 선수를 최종 엔트리에 포함하되 그 선수의 해외 진출 의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AG 금메달 획득 시 주어지는 병역 혜택이 KBO리그 발전에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일본과 대만이 프로 선수를 차출하지 않는 AG 야구는 대표팀이 4연패를 노리는 금메달 유력 종목 중 하나다.KBO 기술위원회의 최종 엔트리 구성 원칙은 실제 적용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대회가 1년 연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염경엽 기술위원장이 LG 트윈스 사령탑에 올라 변화가 불가피했다. KBO는 지난 4월 기술위원회를 재편, 전력강화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의 이름과 구성이 바뀌면서 최종 엔트리 방향성도 달라졌다. 아마추어 선수 발탁에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으면서 아마야구 최고 유망주 장현석(마산용마고)이 AG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엔트리 발표 뒤 "AG이 아마추어 대회다. (장현석 발탁은) 아마추어 발전을 위해 어린 선수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차원"이라면서 "(장현석이 아마추어 선수 중) 구위, 스피드(구속), 경기 운영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류중일 국가대표 감독은 "선발이 가능하고 두 번째 투수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컨디션에 따라서 활용하겠다"고 부연했다.KBO는 지난달 28일부터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참가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인 장현석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KBO리그를 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지난 19일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현재로선 5대5에서 6대4 정도"라며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운 건지는 답하지 않았다. 항저우 AG에서 병역 혜택을 받으면 MLB 진출에 탄력이 생긴다. 하지만 KBO 신인 드래프트 접수는 8월 15일 마감된다. AG 대회 전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셈이다. 프로야구 안팎에선 장현석의 행보를 두고 찬반 목소리가 엇갈린다. 가장 잘하는 아마추어 선수에게 기회를 열어준다는 옹호론과 빅리그 진출을 선언하면 KBO리그가 얻는 효과가 무엇이냐는 부정론이 맞선다. 아마추어 최강이라고 하더라도 야구대표팀(투수 12명)에선 그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회 기간 활약이 미미하다면 결과에 따른 병역 혜택이라는 선물이 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과거 아마추어 선수를 (AG) 국가대표로 발탁할 때는 대학생이 대상이었는데 이번엔 고등학생을 뽑으면서 나타나는 현상 같다. 그만큼 대학야구의 수준이 떨어지는 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정재복(당시 한양대) 2006년 정민혁(당시 연세대) 2010년 김명성(당시 중앙대) 2014년 홍성무(당시 동의대) 등 앞서 AG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아마추어 선수는 모두 대학생이었다.장현석을 향한 MLB 구단의 관심은 뜨겁다. 19일 경기만 하더라도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다양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그의 투구를 직접 지켜봤다. '뜨거운 감자' 장현석의 거취는 어떻게 결정될까. 한 가지 확실한 건 AG이 1년 미뤄지면서 그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술위원회의 분위기라면 장현석의 대표팀 선발 가능성은 작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2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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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째 우승' 정윤진 덕수고 감독 "멋진 경기 펼친 강릉고에 감사"

덕수고가 2023년 첫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며 고교야구 최강임을 증명했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강릉고를 5-4로 꺾고 우승했다. 야구 명문 덕수고는 2021년 봉황대기 이후 2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선 첫 번째 우승이다. 덕수고는 2-3으로 뒤진 8회 말 4-3으로 역전했지만, 9회 초 4-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4-4로 맞선 9회 말 무사 1, 3루에서 배승수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이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2008년 모교 사령탑에 부임한 뒤 개인 통산 1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더 재밌게 우승 헹가래를 해주려고 한 것 같다"고 웃으며 "경기 중간에 많은 찬스가 있었는데 주루사와 수비 실책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강릉고에 끌려갔지만 선수들에게 '7~8회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는데 정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0자책)으로 호투한 정현우에 대해선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량과 인성 모두 가르칠 게 별로 없는 최고의 선수다. 오늘 우승의 일등공신이 아닌가 싶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8경기에서 타율 0.550(20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3학년 외야수 백준서가 선정됐다. 정 감독은 "(백)준서가 8강전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목을 다쳐 타격도 제대로 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주장의 책임감 속에 주사를 맞고 경기에 출전했다. 리더십이 정말 좋은 선수다. 앞으로 프로에 진출하면 잘 성장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반면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한 3학년 투수 안정호와 유재동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정윤진 감독은 최재호 강릉고 감독과 덕수고에서 코치-사령탑으로 7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정 감독은 "강릉고의 저력이 대단한다는 것을 느꼈다. 최 감독님이 내세운 선발 투수(강릉고 1학년 우완 박지훈, 7이닝 2실점)가 전혀 대비하지 못한 선수였다. 비밀병기였다"라며 "볼이 정말 좋더라. 당황했다. 앞으로 굉장히 큰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비록 우리가 우승했지만 멋있는 경기를 해준 강릉고 선수단에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4.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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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미국도 금속 배트 쓴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믿기지 않는 3연속 1라운드 탈락을 맛본 후, 한국 야구계에서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 사용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과연 그게 답일까? 만약 답이라면 금속 배트를 사용할 준비는 되었을까? 알루미늄 배트 규정, 핵심은 안전성한국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가 주목받는 건 더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어서다. 마침 야구 종주국인 미국은 학생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럼 알루미늄 배트가 미국의 강타자들을 키워낸걸까?아니다. 미국은 알루미늄 배트의 반발력을 경계한다. 지난 2022년 8월 미국 고교와 대학 야구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알루미늄 배트 중 하나였던 배트 스팅어 미사일 2의 33/30 버전이 미국 고교와 대학 야구에서 퇴출당했다. NCAA(전미대학체육협회)는 스팅어 미사일 2 33/30에 대한 임의 성능 검사를 진행한 결과 규정 위반을 발견했고, 이에 따라 이 배트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NFHS(미국고등학교체육연맹) 역시 곧바로 이 배트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 배트의 인기를 고려할 때, 두 단체는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대체 왜 미국 아마추어 야구계는 이 배트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었을까.NFHS 규정 2조의 d는 “하나의 목재로 만들어지지 않은 배트는 BBCOR(반발계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알루미늄 배트나 알루미늄에 카본을 합성한 컴포짓 배트는 BBCOR 규정을 통과해야 사용할 수 있다.BBCOR이란 무엇일까. BBCOR은 NCAA가 고안한 배트 반발력 계수다. 날아오는 공이 배트에 맞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상실하는지 측정한 수치다. 2010년대 초반, NCAA와 NHFS는 선수들이 BBCOR 인증을 통과한 배트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BBCOR이라는 제도를 도입했을까? 목적은 단 하나,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미국에 배트 규제가 도입되기 전, 배트 제조사들은 다각도로 금속을 연구해 세계 최강의 배트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당연히 타고투저 현상으로 이어졌으며, 동시에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다치는 선수들도 늘어났다. 이에 비목재 배트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타구 속도를 기반으로 배트를 규제하는 BESR(Ball Exit Speed Ratio)이 등장했다.그러나 BESR은 10년도 채 버티지 못했다. 오로지 타구 속도만 계산한 BESR 인증 배트는 미규제 배트만큼 강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힘이 실린 타구를 계속 생산했다. 특히 배트 끝에 맞아도 힘이 실렸기에 여전히 나무 배트와 다른 차원의 타구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자리 잡기 시작한 컴포짓 배트의 특성이 문제를 더했다. 컴포짓 배트의 주 재료인 카본 섬유는 충격을 받을수록 강해지는 성질이 있다. 그로 인해 신상품 배트를 가지고 검사를 받을 때와 사용을 통해 ‘길들여진’ 배트와의 성능 차이가 크게 났다. NCAA와 NFHS는 결국 2010년 BESR 인증을 받은 컴포짓 배트를 모두 금지했고, 미국 아마추어 야구계에서 나무 배트에 근접한 비목재 배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왔다.그 결과 만들어진 게 BBCOR이다. BBCOR의 핵심은 ‘비목재 배트가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나무 배트와 비슷한 성능을 갖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BBCOR 인증 배트로 만든 타구는 BESR 인증 배트로 만든 타구보다 속도가 5% 느렸다. 또 BBCOR 인증 배트의 스위트 스폿 크기도 BESR 인증 배트보다 2인치가량 작았다. 이처럼 BBCOR 규제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아마추어 야구계가 학생 선수들이 안전하게 공놀이를 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만들어 낸 결과다. 한국도 알루미늄 배트가 필요하다한국도 배트 규제가 있다. 미국의 또 다른 배트 규제인 USSSA의 BPF(Bat Performance Factor) 방식에 기반한 KBN 1.21이다. 16세 이하 및 동호인부 배트 규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BBCOR 규제 배트와 BPF 규제 배트를 비교했을 때, 후자가 전자보다 성능이 월등히 높다. 만약 이 규제를 고교야구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나라 고교 야구가 미국처럼 금속 배트를 사용할 준비가 과연 되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과연 우리나라 야구계가 임의 검사에서 탈락한 배트를 퇴출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독립적인 배트 성능 시험 기관이 공정하면서 동시에 누구나 이용하기 쉬운 방식으로 배트를 인증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만약 미국의 BBCOR 제도를 직수입하면, 우리나라 고교야구 시장은 계속 미국산 BBCOR 배트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아마야구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게 불확실하다.미국 아마추어 스포츠계는 지난 수십 년간 학생 선수가 ‘안전하고 즐겁게 운동을 하면서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해 왔다. 우리나라 야구계도 선수들이 안전하게, 오랫동안, 그리고 즐겁게 뛸 수 있는 환경이라는 목적으로 알루미늄 배트 사용을 고민하고 있을까?필자는 궁극적으로는 고교 선수가 금속 배트를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제성’ 때문이다. 물론 금속 배트도 오래 사용하다 보면 깨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나의 목재로 만들어진 배트보다는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아마추어 야구에서 인기 있는 금속 배트의 가격은 약 400달러 안팎으로 형성돼 있고 나무 배트의 경우 150달러 안팎이다.사용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무 배트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부러진다고 치면 석 달이면 금속 배트 한 자루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학생 선수에게나 학부모에게나 지속적인 지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부담이 쌓이다 보면 나무 배트를 망가트리지 않기 위한 소극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마음 속 한 켠에 배트를 부러뜨리면 안 된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 타자는 거침없는 스윙을 보여줄 수 없다. 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KBO 심판학교 9기 2023.03.2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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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이승엽, 이끄는 최강 몬스터즈 첫 勝‥소폭 상승 2.9%

최강 몬스터즈가 개막전 첫 승을 신고하며 영원한 레전드의 클래스를 과시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2회는 시청률 2.9%(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로 첫 방송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날 KBO 레전드 팀 최강 몬스터즈와 야구 명문 덕수고등학교의 개막전이 펼쳐졌다. 3:3 동점으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던 최강 몬스터즈는 두 번째 투수 유희관의 호투에 힘입어 사기를 충전했다. 유희관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칼 같은 제구와 볼 배합으로 위기 때마다 병살타를 유인하며 덕수고 타자들을 상대했다. 서동욱이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최강 몬스터즈 선수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창단 첫 홈런을 바라보며 서동욱의 귀환을 격하게 축하했다. 특히 이승엽 감독은 "내가 홈런을 쳤을 때보다 더 감동적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흐름을 가져온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몸을 아끼지 않는 주루 플레이를 비롯해 찬스 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유희관에 이어 송승준, 장원삼까지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이닝을 틀어막았고, 최강 몬스터즈는 개막전을 9:3 승리로 이끌었다. 은퇴 후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본 선수들은 개막전 MVP에 기대를 모았다. 첫 MVP의 주인공은 결승 홈런의 주인공 서동욱과 1선발 에이스 심수창이었다. 두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선수들은 덕수고와 펼칠 2차전에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일주일 후 덕수고와 다시 마주한 최강 몬스터즈는 첫 승을 안고 한결 여유롭게 경기에 참여했다. 하지만 1차전에 부진했던 박용택과 이홍구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1차전 후 "야잘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던 박용택은 첫 타석부터 타점을 올리며 최다안타 보유자의 위용을 뽐냈다. 이홍구 역시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본때를 보여주겠다"라는 약속을 지켰다. 타자들의 활약 속에 편안한 경기를 예상하던 최강 몬스터즈는 뜻밖의 위기를 맞이한다. 호투하던 장원삼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것. 하지만 장원삼은 마지막까지 자신 앞에 있는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투혼을 펼쳐 감동을 자아냈다. 결국 아웃카운트를 올린 장원삼은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송승준에게 넘기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최강 몬스터즈라는 고교야구 최강자 덕수고등학교와 경기를 큰 점수 차로 승리하며 레전드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또한 홈런을 비롯한 무실점 호투, 허슬 플레이와 부상 투혼까지 발휘하며 실제 경기와 같은 박진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덕수고와 펼치는 2차전이 다음 방송에 이어지는 가운데 승패의 결과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다음 방송이 더욱 궁금해진다. '최강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2022.06.14 10:09
예능

6월 6일 첫방 '최강야구', 비장한 각오 담긴 메인 포스터 공개

'최강야구'가 야구에 진심인 사람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예고해 야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25일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선수들의 비장한 각오를 담은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한경빈, 윤준호, 류현인 등이 '최강 몬스터즈'라는 이름으로 활약을 예고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는 '최강 몬스터즈' 유니폼을 착용한 이승엽의 모습이 담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굳게 다문 입술과 불끈 쥔 두 주먹이 본격적인 경기에 참여하게 될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각오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포스터만으로도 야구를 향한 멤버들의 진심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본 경기가 더욱 기다려진다. '최강야구' 측은 앞선 티저 영상과 예고편을 통해 본 경기를 대비한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각오와 특훈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현역 시절의 기량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선수들의 땀방울이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고교야구 최강 팀인 덕수고등학교와 첫 경기 결과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6월 6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5.25 10:11
연예일반

'최강야구', 이건 전쟁이야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가 고교 5대 전국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야구 명문 덕수고등학교와 첫 공식 경기를 갖는다. 23일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3차 티저 영상과 최강 몬스터즈의 첫 경기를 담은 본편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한경빈, 윤준호, 류현인까지 최고의 멤버들이 ‘최강 몬스터즈’라는 이름으로 활약을 예고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3차 티저 영상에는 첫 경기를 대비한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특훈 장면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하는 멤버들의 피지컬은 본격적으로 펼쳐질 최강 몬스터즈의 행보를 더욱 기다려지게 한다. 다음으로 본편 예고 영상 속 최강 몬스터즈는 고교야구 최강 팀인 덕수고등학교와 치열한 경기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 시선을 사로잡는다. 투수 심수창의 비장한 표정을 시작으로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투타 활약도 잠시, 고교야구 최대어로 불리며 최고구속 157km/h의 강속구를 뿌리는 에이스 투수 심준석의 등장으로 위기에 직면한다. 한껏 기대가 오른 덕수고등학교는 “고등학교 야구의 무서움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당찬 각오까지 드러내며 레전드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기세를 보여준다. 영상 말미, “이거는 그냥 전쟁이야 전쟁”이라는 최강 몬스터즈 멤버의 목소리가 전해지며 이들이 과연 덕수고등학교와의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레전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최강야구’ 첫 방송을 향한 야구 팬들의 관심을 더욱 끌어 올리고 있다. 앞서 공개됐던 티저 영상들을 통해 자신만만한 공약과 포부는 물론이며, 현역 시절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선수들의 노력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줄지 본방송이 더욱 궁금해진다. ‘최강야구’는 오는 6월 6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5.23 20:30
예능

'빽 투 더 그라운드' 반격 시작한 전설들‥MC 이찬원도 들썩

'빽 투 더 그라운드'의 탑클래스 팀은 역전승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내일(10일) 오후 10시 10분에 방송될 MBN 예능 프로그램 '빽 투 더 그라운드'에는 지난 방송에 이어 천안 북일고와의 첫 공식 경기가 펼쳐진다. 탑클래스 팀이 천안 북일고를 바짝 추격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켜 최종 경기 결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탑클래스 팀은 천안 북일고에 초반 5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투수 윤석민의 호투와 살아난 수비력으로 분위기를 반전, 4회 말 박종호의 2타점 적시 2루타, '슈퍼소닉' 이대형의 1타점 적시타로 5대 3의 스코어를 만들며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1사 만루 기회에서 클린업 트리오 윤석민, 김태균, 마해영이 다음 타석을 준비하며 분위기를 가져온 탑클래스 팀이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공개된 예고 영상에는 탑클래스 팀이 연이은 안타를 터뜨리자 이를 지켜보던 MC 이찬원이 흥분한 나머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모습이 포착돼 시청자들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경기 후반부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2022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팀인 천안 북일고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아 탑클래스 팀의 승리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과연 탑클래스 팀은 고교최강 천안 북일고를 꺾고 첫 승리의 기쁨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탑클래스 팀의 주장 홍성흔의 심상치 않은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홍성흔은 "너무 힘들었어요"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여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빽 투 더 그라운드' 탑클래스 팀은 김인식 감독, 송진우 투수코치, 김윤겸 수석코치, 유지훤 타격&수비코치와 양준혁, 마해영, 안경현, 박종호, 홍성흔, 현재윤, 김환, 봉중근, 니퍼트, 김태균, 채태인, 이대형, 이동현, 이한진, 최준석, 송창식, 윤석민(타자), 윤현민, 유원상, 윤석민(투수)으로 구성, 야구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10분 MBN과 kstar에서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5.09 11:32
야구

야구계 속설 얼마나 깨졌나, 팩트체크해드립니다

포츠계처럼 많은 속설과 징크스가 있는 세계도 찾기 드물다. 심지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지금은 깨졌지만 '밤미노의 저주(베이브 루스를 1919년 뉴욕 양키스에 판 뒤 86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보스턴 레드삭스), '염소의 저주(1945년 한 팬이 염소를 데리고 야구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뒤 71년간 우승하지 못한 시카고 컵스)' 등이 유명했다. 과연 야구판에서 이어지던 각종 저주와 징크스는 지금도 유효할까. 새해를 맞아 '팩트 체크'해봤다.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 깨졌다 프로야구 드래프트가 다가오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이영민. 일제강점기인 1905년 태어난 그는 훌륭한 야구선수이자 축구선수였고, 행정가로서도 활약했다. 1958년 대한야구협회는 그를 기려 최고의 고교 타자에게 주는 '이영민 타격상'을 만들었다. 현재는 고교야구 성적 타율 1위에게 수여된다. 그러나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선수들이 묘하게도 성인 무대에선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해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란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이영민 타격상의 저주가 거론된 건 90년대 이후로 알려져 있다. 그 전까지는 백인천(1959년), 최관수(1960년), 이광환(1965년), 정현발(1971년), 김일권(1973년), 이만수(1977년) 등이 실업과 프로에서 활약했다.'저주'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프로야구에서 드래프트의 중요성이 커진 1990년대부터다. 기대를 걸고 지명한 선수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 사례들이 등장했다. 프로야구 출범을 앞두고 1981년 수상한 구윤이 대표적이다.구윤은 경북고 시절 성준, 류중일, 문병권과 함께 고교야구 3관왕을 이끌었다. 강한 어깨 덕에 투수로도 나섰던 그는 중앙대 진학 후 큰 빛을 보지 못했다. 1986년 1차 지명으로 연고구단 삼성에 입단했지만 잦은 부상 탓에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1993년 태평양 돌핀스로 이적한 뒤 이듬해 은퇴했다.이후에도 김경기(1989년)를 제외한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는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1987년 수상자 김훈은 1993년 해태 타이거즈 입단과 동시에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최강 해태에서 신인이 1군 선배들과 나란히 선 것만으로도 그에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하지만 입단동기 이종범, 이대진과 달리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12년만에 은퇴했다.1991년 수상자 강혁은 '비운의 선수'로 통한다. 좌타자 강혁은 신일고 시절 '천재'로 불렸으나나 OB 베어스(현 두산)와 한양대 사이 이중계약 파문에 휘말리며 프로로부터 영구제명됐다. 한양대 시절엔 2사 만루에서 고의사구를 얻어냈다는 일화도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나섰다. 프로에 갈 수 없었던 강혁은 당시 특급 선수를 쓸어담은 실업팀 현대 피닉스로 향했다. 뒤늦게 징계가 풀려 두산으로 향했지만 꽃을 피우진 못했다.강혁의 신일고 후배 조현도 엄청난 유망주였다. 조현은 1993년 봉황대기 결승에서 홈런 3개를 터트린 거포였다. 1995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조현은 미래의 홈런왕으로 꼽혔고, 그해 전반기에만 9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이후 급격하게 정확도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해태와 한화 이글스를 거쳐 은퇴했다. 통산 기록은 타율 0.232, 14홈런.그러나 이제 '이영민 타격상'을 말하는 이는 많지 않다. 2004년 수상자 최정(SSG 랜더스), 2005년 수상자 김현수(LG 트윈스) 덕분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최정은 2005년 SK 와이번스(SSG 전신) 데뷔하자마자 두자릿수 홈런을 쳐 '소년 장사'로 불렸다. 이후에도 홈런왕에만 세 차례 오르며 통산 홈런 2위(403개)에 올랐다.김현수는 신일고 당시 어느 팀에도 지명받지 못했다. 하지만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했고, 2년차가 되자마자 1군에서 활약했다. 2008년 최연소 타격왕에 오른 김현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우뚝 섰다. '타격만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타격 기계'로 성장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대회에만 9번 출전한 국제용 타자이기도 하다.최근 들어 이영민 타격상 징크스는 좀처럼 거론되지 않는다. 이후에도 하주석(한화), 박민우(NC 다이노스),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최원준(KIA), 김혜성(키움) 등 대다수 선수들이 프로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사실 수상자를 고교 대회 한 시즌 기준으로 타율만 가지고 선정하기 때문에 '이영민 타격상=최고의 타자'란 등식이 성립하기도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엘롯기 신인왕 징크스, 아직 한 팀 남았다 프로야구 팬이라면 '엘롯기'란 단어를 모르는 이가 없다. 대표 인기구단인 LG, 롯데, KIA를 합친 말이다. 세 팀을 한데 묶어 부르는 이 말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세 팀이 최하위를 번갈아 하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쓰였다.세 팀에겐 또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었다. 바로 신인왕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LG는 전신인 MBC 청룡(김건우, 이용철)을 포함해 90년대 중반까지는 5명이나 수상했다. 김동수(1990년), 유지현(94년), 이병규(97년)는 신인상 수상 이후에도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병규 이후엔 20년 넘게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옆집 두산이 '화수분'으로 불리며 신인들을 잘 키우는 것과 대조적이었다.롯데와 KIA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염종석이 유일한 신인왕이다. 해태도 1985년 이순철 이후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롯데의 경우 연고지 부산에서 특급 선수들이 여럿 나왔지만 신인왕을 받은 선수는 없었다.결론부터 말하면 엘롯기 신인왕 징크스는 '일부 유효'다. 깨져가고 있지만, 아직 남아있는 팀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탈출한 팀은 LG다. 2019년 잠수함 투수 정우영이 데뷔하자마자 활약하면서 당당히 신인왕을 받았다. 구원투수라는 점에서 불리했지만 순수 고졸 신인이라는 점이 크게 반영돼 중고신인 이창진, 전상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KIA는 36년 만에 왼손투수 이의리가 '타이거즈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이의리는 지난해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부상 탓에 시즌 막판엔 결장하기도 했으나 비율 기록이 워낙 좋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활약한 것이 표심에 반영됐다. 이순철 해설위원에게 '신인왕 징크스를 깨겠다"고 했던 약속도 지켜졌다.롯데는 아직까지 염종석 이후 신인왕이 없다. 지난 시즌 20홀드를 올린 셋업맨 최준용이 이의리와 접전을 벌였으나 유효표 115개 중 1위 표 61개를 받은 이의리(최준용 42개)에 밀렸다. 구원투수란 점, 그리고 데뷔 2년차란 점이 발목을 잡았다. 어느덧 롯데의 마지막 우승, 신인왕도 30년째를 채우게 됐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1.3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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